The Culture of Seown (書院:private academy)
In East Asia and Gloc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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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서원 | 삼계서원 |
명칭 | 『九思堂集』 |
문화재 지정 표기 | |
저 자 | 金樂行 |
소장정보 |
卷之二, 書, 〔上李顧齋 槾○辛亥〕
大雪後風寒益烈。伏未審浹月鞍馬之餘。道體頤養何如。仰德馳慕。不任下誠。學舍講道。於今見之。藐末蒙陋。亦得廁於諸生之末。而三溪陪奉。重有榮焉。第恨平居汎汎。無所尋究。臯比之下。倉卒塞責。臨卷茫然。不知所以起疑。草草仰稟。實非憤悱之發。居則以門牆稍間爲恨。及當好機會。却又如此。不敏甚矣。慙歎慙歎。疑義發問。開廸甚至。無論得失。一貢所見。以卒承敎。固所願也。况前後勤命之下。尤不可但已。而北縣時閱旬吟病。近纔還家。問目謄本。又自城府火焰中推來。留外多日。昨始奉閱。入思議成文字。非迷滯所可猝爲。敢欲差待後日。逋慢是悚。
큰 눈이 내린 뒤로 바람과 추위가 더욱 매서운 이때에 삼가 한 달 가득 여행하신 나머지에 도체(道體)의 섭양(攝養)이 어떠하신지 모르겠으니, 덕을 우러러 향모하는 마음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학사(學舍)에서 도를 강론하시는 모습을 오늘에야 보게 되어 보잘것없고 몽매한 저 또한 제생(諸生)의 말석에 참여할 수 있었고, 게다가 삼계서원(三溪書院)에서 모셨던 일은 거듭 영광이었습니다. 다만 평상시에 범범하게 지내고 탐구한 바가 없어 강석(講席)에서 가르침을 받을 때 허겁지겁 책임만 때울 뿐이고 책을 보면서도 아득하여 의심을 일으킬 바를 알지 못하여 대충대충 여쭈었던 것이 몹시 아쉽습니다. 이는 실제 애타게 찾아보다가 드린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평상시에 계신 곳이 조금 먼 것을 한스럽게 여겼으나,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나고서도 도리어 또 이와 같고 말았으니, 불민함이 심하여 탄식하고 부끄러워할 뿐입니다.
의심스러운 뜻을 하문(下問)하시니, 저를 이끌어주고 일깨워주시려는 은혜가 매우 지극합니다. 제 의견의 옳고 그름은 논할 것 없이 한번 소견을 올려서 마저 가르침을 받는 것이 진실로 원하는 바입니다. 하물며 전후로 간곡하게 하명하신 일이라서 더욱 그만둘 수 없음에 있어서겠습니까.
그러나 북현(北縣)에 있을 때에 열흘이나 병을 앓다가 근간에 겨우 집에 돌아왔고, 문목(問目)의 등본(謄本)은 또 성부(城府)의 화염(火焰) 속에서 찾아오느라 밖에 머물러둔 날이 오래되어 어제 비로소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여 문장을 이루는 것은 미혹되고 막힌 제가 갑자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감히 조금 뒷날을 기다릴까 합니다. 태만하고 지체되어 이를 두려워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