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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lture of Seown (書院:private academy)
In East Asia and Glocalism

귤림서원·오현단 > 문집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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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서원 위치 건립연도 제향인 기타 안내표
연관서원 귤림서원·오현단
명칭 『완당전집(阮堂全集)』, 卷 4 - 書牘 - 其十
문화재 지정 표기
저 자 김정희(金正喜)
소장정보

상세정보


똑같은 하나의 비이지만 기뻐할 때에는 길신(吉神)이 문에 다다르고 싫증낼 경우에는 악객(惡客)이 자리를 눌러앉으니 세정이 탈바꿈하여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와 같다오. 비는 본시 마음이 없는 건데 사람이 스스로 번뇌를 일으키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지요.

장기가 비를 끼고 날로 치성하여 마치 저 무도한 사납고 굳센 진 나라 초 나라와 같으니 약국(弱國)의 병거(兵車)로는 도저히 당해낼 도리가 없소. 모를레라 유중(帷中)의 승산은 능히 담소로써 물리쳐 버리나이까? 웃음이 거듭 터지외다.

아래 답서를 받은 것은 마침내 이쪽의 통보보다 먼저였으니 특별히 마음 쏟으심을 인식함과 동시에 느꺼웁고 부끄러우며 복날이 임박한 장마 더위에 영감의 정후 동정이 날로 맑고 왕성하여 이 몸처럼 염산(焰山) 화해(火海)에 시달리며 다만 가학(架壑)의 청송(靑松)과 층빙(層氷)의 적각(赤脚)을 생각만 하는 것과는 같지 않은지요. 우러러 송축하외다.

천한 병은 그 사이에 더쳐 오륙 일을 크게 앓았으며 쏟아지는 설사는 마치 폭포를 거꾸로 터놓은 것 같아서 당해낼 수 없으니 늙은 기운이 다 빠져서 약하기가 실낱 같아 겨우 유지만 할 따름이라 도저히 붓대를 잡을 수 없기에 답장이 늦어져 오늘까지 끌려온 거지요. 게을러서도 아니요, 또한 비에 막혀서도 아니외다.

아마도 나의 현상이 이러한 줄을 다 헤아리지 못하시리니 더욱 미안스러워 못 견디겠소. 베개 맡에서 정신이 조금 돌아와 억지로 두어 글자를 써서 앞서의 결례를 메꾸어보려는 것이며 나머지는 별지에 적혀 있으니 행여 일일이 봐 주소서. 우선 갖추지 못하고 사죄하외다.

영사(永思) 두 글자는 가장 좋으며 성고(盛藁)는 약간만 수정을 가하면 격식에 들어갈텐데 무슨 까닭으로 남의 아름다움을 묻어버리고 딴 글을 만든단 말이오. 지금 성고에 따라 약간만 산삭하고 고쳤으니 인가를 할지 모르겠소. 자상히 보고 지적해 주시면 좋겠소이다.

대필(大筆)은 그 사이에 어찌하여 이다지도 망가졌는지요. 아무래도 이것으로는 먹을 시험하기 어렵겠고 다른 것은 얻을 길도 없으므로 우선 보류해 두는 것이외다.

편액 글자는 이렇게 앓는 몸이 수일 사이에는 도저히 팔힘을 쓸 수 없으니 “능사란 서로 재촉하는 데 있지 않다.[能事不在相促迫]”라 하였은즉 행여 조금만 늦춰 잡고 용서하면 어떻겠소.

찬유헌(贊猷軒) 세 글자는 어느 곳에 걸 액호(額號)이며 찬유(贊猷) 두 글자의 명의(名義) 역시 들려줄 수 있겠소? 외면으로만 보면 아순(雅馴)하지 못한 것 같으며 편액 모양의 대소도 다시 재정(裁定)하여 보여줌이 어떠한지요. 이곳은 또 종이가 없으니 부득불 토색해 와야겠소.

사기(祀記)는 한번 읽어본바 과연 극히 좋으나 우선 한두 가지 우견(愚見)을 제시하여 점정(點定)할 곳이 있는데 지금 하인을 세워 놓고 바삐 적을 수는 없으니 마땅히 수일 사이에 다시 상세하게 알려 드릴 거외다.

이 사(祀)의 편호(扁號)를 처음 걸 적에 나 역시 듣고서 몹시 해괴하게 여겼는데 어찌 영감의 탁견이 나와 더불어 부합될 줄이야 알았겠소. 빨리 고치는 것이 마땅할 거외다.

우견으로는 또 한 가지 의(義)가 있으니 모현(慕賢)의 모(慕) 자는 역시 조금 과하다 하겠지요. 만약 모(慕) 자로 한다면 비록 귤림서원(橘林書院)에라도 붙일 만하며, 이는 어진 태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지요. 비(碑)는 또한 거사(去思)라 칭했지만 모 자 한 자에 이르러는 함부로 칭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 다시 헤아려 봄이 어떻겠소. 이런 곳에는 백 세의 공의를 돌아보지 않아서는 안 될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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