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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西厓集』, 柳成龍, 「여강서원에 퇴계 선생을 봉안하는 제문」

아, 선생이여

도는 높고 덕은 온전하도다.

청순한 자질은

특별히 하늘에서 받으셨고

정예한 학문은

미묘함이 성현들과 부합되네.

참을 알고 힘써 실천하여

그릇된 것 징계하고 착한 것만 행하셨네.

만 가지 다른 것을 모아 근본인 하나에 돌리되

모든 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했네.

상제께서 이 나라를 가엾게 여기신 것이니

어두운 세상에 해와 별이 되셨네.

학문을 펴고 교화를 밝히시어

어리석은 백성들을 크게 깨우쳐 주시네.

태산이 무너지고 들보가 꺾였으나

끼쳐 주신 전형만은 그대로 남아 있네.

인간의 기본 덕은 누구나 좋아하여

사방 인사들이 구름같이 모였도다.

더구나 탄생하신 고향에서야

더욱 높이 받들지 아니할까.

나는 듯이 웅장한 저 서당이

여원에 세워졌네.

선생이 남기신 덕화를 생각하니

초목도 그 향기를 머금었네.

산은 높다랗게 웅장하고

물은 흐를수록 더욱 맑아라.

유풍은 남아 있는 듯하고

위대하신 덕망은 더욱 오래 가리라.

삼가 영혼을 편히 모시니

이날이 참으로 아주 좋았네.

훌륭한 선배들이 많이 모여

쟁쟁하게 울리누나, 패옥소리가.

신명이여 부디 강림하셔서

분명코 이 잔을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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